2023.08.06(월)
한물간 코로나에 걸렸다
병원가서 확진받고 약받아 집에 오니, 문자로 역학조사대상이라고 조사서 작성하라고 독촉이다
그전에 역학조사는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무척 간단했다. 폰으로 했다
특히 이동 경로를 묻지는 않았는데 자체적으로 폰 위치 추적이나 카드내역을 조사하는지는 모르겠다
8월 5일 토요일, 증상은 지난 아침부터 생겼다
아침 일찍 꿀벌 진드기방제를 하고 몇가지 잡다한 일을 마치니 벌써 해가 깊이 들어와 무척 더웠다
땀을 많이 흘려서 샤워를 찬물로 했다.
요 며칠 아침에 자전거를 타거나 일을 하면 너무 더워 찬물 샤워를 하곤 했다
경험상 찬물 샤워를 하면 감기에 잘 걸리는 걸 알면서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찬물을 뒤집어 썼다
아니나 다를까 토요일 아침은 뭔가 달랐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아침밥을 먹는데 목이 칼칼했다
직감했다. 감기 왔다고...
종일 찌푸둥하고 체온이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당연히 감기에 걸린 줄 알았다
어쨌든 밤새 별로 안녕하지 못하게 일요일을 맞았다
8월 6일 일요일, 오전부터 체온이 장난 아니었다. 해열제를 여러 알 먹었다
체온을 재었더니 38.5도를 가리켰다. 어 뭐지? 집에 있는 코로나 간이검사키트를 찾았다
다행히 한줄이었다. 그런데 오후가 되니 체온이 39도를 너머갔다
다시 검사를 했다. 뭔가 나타났는데 너무 희미했다
걱정을 하며 물수건으로 몸을 닦으니 체온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 다시 체온을 재었다
웬걸 39.5도를 넘고 있었다. 다시 검사를 했다. 잠시 후 검사키트에 두 줄이 선명해졌다
앗 뜨거라 싶어, 집사람 마스크 쓰게 하고 나도 쓰고, 1층 방으로 격리했다
밤새 고열과 온몸이 쑤시는 통증과 목통증에 시달렸다
8월 7일 월요일, 아침 병원에 갔다. 요새는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 가지 않아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하여튼 가까운 금장굿모닝이비인후과로 갔다. 월요일 오전이라 환자가 넘쳤다
1시간을 더 기다려 검사와 진료를 받고, 확진이란 결과와 처방전을 들고 나올 수 있었다
몸이 안좋으니 꽤 힘들었다. 병원을 오가는 길에 집사람이 운전을 했는데...
집에 와서 1층 방으로 나를 격리하고 식사를 받아 먹고 약을 복용하고 누웠다
며칠 전(8월 2일) 아버지 기제사가 우리집에서 있었는데 참석한 이들에게 일일이 나의 감염 사실을 알렸다
다행히 오늘까지도 별 탈이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집사람과 아이였는데,
지난 7월 29일부터 휴가겸 기제사 참석차 아이가 집에 와있었다
며칠 동안 멀리 가지는 않고 경주 인근의 식당과 카페 등을 다니며 식사와 여유를 즐겼었다
아이는 제사 다음날 제 생활터로 떠난 뒤라, 따로 연락하여 나의 감염을 알리고 이상 증상이 있는지 물었다
다행히 이상 증상이 없고, 다음날 병원에서 검사 받았는데 결과가 음성이란다
집사람도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평소의 건강 상태이다
왜 나만??!!
8월 8일 화요일, 전날밤 보다는 훨씬 호전되었지만 여전히 잠을 설칠만큼 몸이 불편했다
확실히 체온은 많이 떨어졌지만 목의 통증과 이물감에 뭔가를 삼키는 것이 불쾌했다
한 여름 작은 방에서 죽과 물을 받아 먹고
낮에 집사람이 나가고 나면 거실에 나갔다가 돌아올 1~2 시간 전에 환기를 위해 온문을 열어 두고
내가 만졌던 것들은 알콜로 닦고 다시 방에 격리했다
마침 태풍이 온다하여 벌통 단속과 집앞 배수로 청소를 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다
8월 9일 수요일, 지난 밤은 불편하지 않게 잘 수 있었다
체온은 37도 이하를 유지하고 목 통증과 이물감도 상당히 사라졌는데 아침부터 잔기침이 자꾸 생긴다
물을 마시며 기침을 달래고는 있는데, 매일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낮에 간이검사를 다시 해봤다
방탈출은 아직 멀었나 보다
8월 10일 목요일, 태풍 카눈이 지나간다
체온은 37도 이하를 유지하고, 코로나로 인해 딱히 불편하지는 않으나 약간의 두통과 잔기침이 심해졌다
작은 방에서 문을 닫고 지내니 덥고 답답한 감이 있다. 더워 밤새 에어컨과 선풍기를 번갈아 켰다 껐다를 한다
깊은 잠은 잘 수 없다
8월 11일 금요일, 병원(금장굿모닝이비인후과)에 다시 갔다
바이러스 유무에 대한 검사도 없고 그냥 '어떠냐?' 묻는다
두통과 기침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더니 호흡기내과가 있는 병원에 가보란다
지난번과 비슷한 처방을 하고 끝.
이미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와 관심은 없다
격리도 권고일뿐 강제 사항도 아니고, 격리 환자를 병원에 나오라고 하고 약국에도 가고,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치료도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매도 먼저 맞으라는 말이 맞나보다^^;
8월 12일 토요일, 전날과 별 차이 없다
코로나 간이검사키트로 검사했는데 줄이 희미해졌다
8월 16일 수요일, 코로나 간이검사키트로 검사했다. 결과가 음성이다
방에서 탈출했다
후유증이 계속된다. 기침, 두통,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짧아 졌다. 게다가 기운도 없다
혹시 결핵으로 진행된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어 동국대병원 호흡기 내과를 찾았다
X-ray를 찍고 한참을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젊은 의사는 쉰소리만 해댔다
어쨌든 다행히 결핵 소견은 없었다. 기관지확장제나 좀 처방해 줬으면 했는데 호흡기 검사를 해야만 처방이 된단다
귀찮기도 하고 더 말을 섞기도 싫어 기침약만 처방받아 나왔다
동대병원 의사들은 동대병원이 빨리 문을 닫았으면 하는 것 같다
8월 22일 화요일,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가슴이 압박을 받으면 기침이 난다
기운은 조금 회복된 것 같으나, 아직은 힘든 일을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숨도 차지만 더위 때문인지 땀이 너무 나고 힘을 제대로 쓸 수가 없다
집안 일과 벌보는 일이 많이 밀려있다. 좀 움직이면 나을까 싶어 오늘은 외출을 하여 볼 일을 보고
벌에게 줄 화분떡도 만들어 왔다. 내일은 간단히 내검을 하며 화분떡도 넣어주고 해야 겠다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